말씀, 좋은글

  • 하나님말씀 >
  • 말씀, 좋은글
네번째 동방 박사를 아십니까?
김성오 2018-12-24 추천 0 댓글 0 조회 1332

"네 번째 동방박사를 아십니까?”

이 이야기는 '에자르트 샤퍼'가 쓴 “넷째 왕의 전설”에 나오는 이야기다.

점성술을 연구하던 동방의 박사들이 홀연히 나타난 큰 별을 보고 큰 임금이 태어난 징조라 여겨 그분께 예를 올리려고 출발했다. 세 명의 동방박사들은 황금유향몰약을 하나씩 들고 갔는데, 이름이 '알타반'인 네 번째 박사는 아주 큼지막한 청옥루비진주를 가지고 갔는데, 박사들 중에서 가장 젊었다.
 
박사들은 밝고 큰 별을 놓칠세라 부지런히 별을 따라갔다. 배고픔도 갈증도 잊고 길을 갔다. 도시를 지날 때면 귀가 먹은 듯 지나쳐갔고, 황야도 두려움 없이 지나갔다. 사막의 뜨거운 태양도 박사들을 막지 못했다.
 
잠을 자던 넷째 박사가 어디선가 흐느끼며 슬피 우는소리를 들었다. 그 소리가 너무 절박하고 애절해 꿈에서 깼다. 먼지 구덩이 속에서 어린아이가 알몸으로 많은 상처를 입고 피 흘리며 누워있었는데, 아이가 무척 야위어 보였다. 넷째 박사는 아이를 말에 태웠다. 조금 전 지나쳐 왔던 마을로 말을 몰아 되돌아갔다. 다른 세 박사는 아무것도 모르는 채 별을 따라 계속 가고 있었다. 젊은 박사는 마을에서 아이 부모를 찾았으나 아는 사람이 없다. 그래서 한 마음씨 좋은 부인에게 아이를 잘 보살펴 줄 것과 아이의 장래까지 부탁하면서 3개의 보석 중에서 하나를 건네주었다. 그리고는 부지런히 앞서 간 세 명의 박사들을 좇아갔다.
 
앞선 박사들을 뒤쫓아가던 어느 날 다시 큰 별을 발견하곤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러다 또 한 도시를 지나가는데 장례행렬을 보게 되었다. 망자의 아내로 보이는 한 여인과 그 여인의 뒤를 따라가며 우는 아이들 모습을 보았다. 마을 사람들에게 장례식에 대해 물었다. 남편의 장례식이 끝나면 남편의 빚을 대신해서 여인과 아이들이 모두 노예로 팔려가는데 뿔뿔이 헤어지기 때문이란다.  가족이 헤어져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야기를 들은 네 번째 박사는 구주께 드릴 두 번째 보석을 여인에게 주면서 빚을 갚고 새로운 삶의 터전을 마련하라고 했다.
 
그리고는 갈 길을 재촉해 가려고 별을 찾는데 밝고 큰 별이 보이지 않는다. 꽤 긴 시간을 별을 찾아 헤매게 되었다. 박사는 태어날 왕을 경배하는 일에 성실하지 못한 자신을 질책하며 괴로워 했. 그러던 중 그 별을 다시 만났다. 기쁨으로 따라가다가 또 새로운 땅에 도착하게 되었다. 그 땅에는 큰 전쟁이 막 휩쓸고 지나간 뒤였다. 한마을을 지나는데 군인들이 농부들을 한곳에 모아 놓고 처형하려던 참이었다. 집단 학살의 장면 앞에서 가족들은 눈물로 통곡하고 있었다. 다시 마음이 슬퍼지기 시작한 네 번째 박사는 왕께 드릴 선물에 손이 갔다. 왕께 드릴 보석은 이제 하나 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이 보석을 줘 버리면, 만 왕의 왕께 빈손으로 가야 한다.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젊은 박사는 마지막 보석으로 죽음 앞에 있던 사람들의 목숨을 다 구해주었다.
 
이 일이 있은 후 쉬지 않고 말을 달려 앞서 간 세 명의 동방박사들을 뒤따라갔다. 그러나 별이 보이지 않았다. 도무지 그 별을 찾을 수 없다. 어쩔 수 없이 여기저기를 방황하며 유일하게 남아 있던 재산인 말까지 넘겨주게 되었다. 자신이 걸인의 신세가 되었다. 구걸하며 여러 나라를 지나갔다. 그러는 가운데서도 무거운 짐을 든 노파를 만나면 들어주었고 힘없는 사람이 억압을 받고 있을 때는 강한 자의 횡포에 맞서 이기는 법을 알려주기도 했다. 어떤 곳을 지나면서는 아픈 이들을 돌보아 주었고 죽어 가는 이들과 함께하며 그들에게 소망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렇게 살아가던 네 번째 박사는 어느듯 어떤 곤궁에도 익숙해져 있었다. 어떤 고통도 감내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
 
그러던 어느 날 큰 항구에서 또 일에 휘말렸다. 한 아버지가 가족들과 생이별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본 것이다. 노예였다. 주인에게 대항했지만 소용없었다. 가장인 아버지는 노예 선으로 끌려가고 있었다. 빈손이 된 이 넷째 박사는 불쌍한 노예를 풀어주라고 간청했으나 소용없었다. 그러자 이 넷째 박사가 자기가 대신 노예선에 가겠으니 그 사람을 풀어주라고 나섰다.
 
그렇게 네 번째 왕은 노예선의 노예가 되었다. 발에 쇠사슬을 감고 다른 노예와 똑같은 삶을 살아내야 했다. 자존심이 상했다. 지금까지의 고통과는 비교도 안 되는 고통이 찾아 왔다. 노예선에서 죄수들과 함께 잠자리를 하면서 눈만 뜨면 오직 노만 저었다. 의미 없는 삶의 연속이었다. 삶의 의미마저 놓아버리려는 순간 그렇게 찾던 그 밝은 별이 그의 마음속에서 빛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의 마음속에서 빛나고 있는 별은 그가 올바른 길 위에 있다는 확신을 주었다. 이런 확신과 위로가 있자 그는 다시 밝은 모습으로 노를 힘 있게 잡았다.
 
그렇게 몇 년이 흘렀다. 이제는 햇수를 세는 것은 아무 의미도 없다. 젊디젊었던 네 번째 박사의 머리는 희끗희끗 해졌고, 그의 손은 굳은살이 배겼고 몸은 완전히 기진맥진한 상태가 되었다. 하지만, 마음에는 빛나는 별이 있었기 때문에 육신의 고난을 전혀 괴롭게 여기지 않았다. 그의 얼굴은 항상 밝고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노예를 부리는 관리들이 네 번째 박사를 특별한 노예로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네 번째 박사만 석방이 되었다. 낯선 나라의 낯선 해변에서 자유의 몸이 되었다. 마을 어부들의 돌봄을 받아 건강을 회복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났다. 밤에 그는 자신이 그토록 찾아 헤매던 별을 꿈속에서 보았다.
 
그 순간 어디선가 서둘러라, 서둘러라는 소리가 들렸다. 잠에서 깼다. 순간 젊은 박사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그리고 캄캄한 길에 들어섰다. 그러자 기적 같은 광경이 넷째 박사 앞에 펼쳐졌다. 저녁노을처럼 붉은 광채를 띤 큰 별이 박사 앞에서 빛나고 있었다. 박사는 걸음을 재촉해 별을 따라갔다.

박사는 한 큰 도시의 성문 앞에 도착을 했다. 길거리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떠들썩하고, 사람들은 여기저기서 흥분으로 가득 차있었다. 군인들은 계속 길을 터놓느라고 외치면서 사람들을 옆으로 밀치고 길 만들기에 바빴다. 수많은 사람들이 성벽을 따라 몰려다니고 있었다. 사람의 물결 속에 네 번째 박사도 영문을 모른 채 휩쓸려 갔다. 무엇인가 모를 불안감에 가슴이 답답해 왔다. 한 언덕 위에 오르자 그 꼭대기, 하늘과 땅 사이에 세 개의 기둥이 솟아있었다.

 
아주 오래 자기가 따라가던 밝고 큰 별이 한가운데 있는 기둥 위에 머물렀다. 그리고는"바로 여기다."라고 말을 하는 듯 한번 크게 번쩍 비추고는 별은 이내 사라져 버렸다. 30년 동안 찾아다니던 그 별이 틀림없었다. 박사의 시선이 가운데 기둥에 매달려있는 분의 시선과 마주쳤다. 세상의 모든 고통과 아픔을 이 분 스스로가 짊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그의 시선이 말해 주고 있었다.
 
순간 네 번째 박사는 감격에 젖었다. 그는 나무 아래서 무릎을 꿇었다. 이 분을 위해 가져온 것이 없다. 빈손이다. 빈손을 주님 앞에 내밀었다. 그러자 그의 손에 십자가에서 떨어지는 고귀한 붉은 피가 세 방울 떨어졌다. 그 핏방울은 어느 보석보다도 더 빛났다. 비명소리가 공중에 퍼졌다. 주님이 운명하셨다. 동시에 십자가 밑에 있던 네 번째 박사 '알타반'도 숨을 거두었다. 그는 두 손은 핏방울을 움켜쥐고서 죽음의 순간까지 십자가의 주님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소리가 들렸다.

착하고 복 있는 자여,
그대는 나를 너무 오랫동안 찾아 헤매었소.

그대는 내가
주릴 때에 먹을 것을 주었고
목말라했을 때 마시게 하였고
병들었을 때 돌보아주었소.

진정으로 그대에게 말하는데
작은 형제에게 한 일이
바로 내게 한 일이오
자유게시판 목록
구분 제목 작성자 등록일 추천 조회
이전글 다니엘 기도회 21일 김성오 2019.11.02 0 1059
다음글 무서운 세가지 김성오 2018.06.22 0 1537

주소: 인천 부평구 영성중로 50 (삼산동, 미래타워 5층) 전화: 032-5277767 (010-9969-7767) email: kimsov@hanmail.net

Copyright © 부평제일교회. All Rights reserved. MADE BY ONMAM.COM

  • Today2
  • Total127,617
  • rss
  • 모바일웹지원